토핑을 얹을 수 없는 광고는 이제 그만~
마케팅을 하다 보면 가끔 "이 타겟 고객이 정확히 누구지?"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30대 직장인 여성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관심사를 가질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제시한 '옴니보어 소비자'와 '토핑 경제'라는 개념이 바로 이런 고민에 대한 답을 제시해줍니다. 이 두 키워드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서 우리가 당장 광고와 가격 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옴니보어 소비자, 그들은 누구인가?
'옴니보어(Omnivore)'는 원래 잡식동물을 뜻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여기서는 하루 동안 비건 디저트를 검색하다가 갑자기 골프공을 찾아보고, 또 인테리어 소품까지 둘러보는 그런 소비자를 말합니다. 관심사의 폭이 끝없이 넓어진 현대인의 모습 그 자체인 셈이죠.
이런 소비자들은 더 이상 나이, 성별, 직업, 소득 같은 전통적인 기준으로 분류할 수 없습니다. 대신 플랫폼 로그나 오프라인 전자선반라벨(ESL), 멤버십 구매 패턴을 분석해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보입니다. 서로 전혀 다른 카테고리를 넘나들며 동시에 여러 욕망을 표출하는 '동시적 취향 그래프'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실시간 컨텍스트가 새로운 타겟팅 기준
그렇다면 광고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는 "타겟 = 페르소나"라는 기존 공식을 버리고 "타겟 = 실시간 컨텍스트"라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한 시대가 왔습니다.
예를 들어 '출근길, 비 오는 아침, 1분 남은 버스'라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과 '주말 오후, 카페에서 친구와 수다'라는 상황에서 원하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기존의 고객 세분화(segmentation)가 아니라 순간마다 재편되는 '컨텍스트 세분화(contextual clustering)'가 필요한 시대가 온 것입니다.
토핑 경제: 선택이 곧 수익
토핑 경제는 이렇게 유동적인 취향에 값을 매기는 새로운 방식입니다. 크록스의 지비츠, 스타벅스 앱의 샷·시럽·우유 옵션, LG UP 가전의 소프트웨어·패널 업그레이드를 생각해보면, 모두 기본 상품에 무언가를 '얹는 순간'이 바로 마진 포인트가 되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이런 논리는 모든 업종으로 확장됩니다. 저비용 항공사들이 수하물·기내식·좌석 선택을 유료화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디지털사이니지 매장이 오프라인 가격을 앱보다 살짝 낮춰 교차 유입을 유도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구독 서비스가 최근 30일 미구매 고객에게만 1:1 시크릿 쿠폰을 제공하는 것 역시 동일한 전략이죠. 모든 전략의 핵심은 "선택이 곧 수익"이라는 명제에 있습니다.
가격표도 이제 창의적 소재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가격이 더 이상 고정된 숫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시간, 채널, 고객, 옵션마다 가격을 세분화하면 숨어있던 수요를 끌어올리는 일물다가격 전략이 완성됩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해피아워 종료까지 남은 시간을 실시간 카운트다운으로 표시하거나, 주유소나 헬스장에서 매장 디스플레이 가격을 앱보다 5% 낮춰 즉시 방문을 유도하는 방식들이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단계적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먼저 옵션 버라이어티로 추가 기능이나 토핑 선택권을 제공하고, 다음으로 시간 버라이어티를 통해 시간대별 차등 가격을 적용하며, 마지막으로 고객 버라이어티로 세그먼트별 차등가를 도입하는 순서로 진행하면 운영 부담 대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광고 설계의 새로운 3단계
이런 변화에 맞춰 광고 설계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단계: 옴니보어 코호트 실시간 분석 : DMP나 CDP에서 상품·콘텐츠 동선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고객 그룹을 재구성
2단계: 모듈화된 크리에이티브 : 헤드라인, 비주얼, CTA를 모듈화해서 상황별로 자동 재조합하는 DCO(Dynamic Creative Optimization) 규칙 생성
3단계: 실시간 가격 동기화 : 시간·채널·옵션별 가격 피드를 ESL, 사이니지, 앱과 연동해 동기화
GA4에서 BigQuery를 CMS로 연동하여 구축하는 파이프라인이 생기면 소재와 가격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라이브 캠페인'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성과 지표가 필요한 시대
기존의 클릭수나 전환율만으로는 이런 변화를 제대로 측정할 수 없다. 새로운 KPI들이 필요합니다.
옵션 구매율
다이내믹 ROAS: 가격·소재 동기화 캠페인의 매출 대비 광고비
옴니보어 크로스셀 지수: 다른 카테고리 간 교차 구매 비중
가격 변동에 대한 수요 탄력성 스코어
마무리: 선택의 여백을 남겨라
결국 옴니보어 소비자는 '선택의 여백'이 없는 상품과 광고를 스크롤 한 번에 지나치게 됩니다. 크리에이티브와 가격표에 '토핑'할 공간을 남길 때, 브랜드는 단순한 매출이 아니라 경험을 팔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다시 데이터를 만들어내며 다음 개인화를 완성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오늘의 광고 브리프는 이렇게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캠페인에서 무엇을 얹을지는 소비자가 정한다."
브랜드의 다음 '탑라인' 성장은 바로 이 '토핑'에서 출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우리 눈앞의 선반과 화면 하나하나가 모두 광고 인벤토리가 되는 새로운 시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사라져가는 이 변화의 물결에 어떻게 올라탈지 고민해볼 때인 것 같습니다.
『AI로 팔아라』 저자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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