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Agent가 시장의 룰을 바꾸고 있습니다 – 우리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나요?
지난 글에서는 ‘아마존이 구글 광고를 끊은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광고 효율이나 퍼포먼스 ROI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본질은 ‘누가 사용자의 시작점이 될 것인가’를 둘러싼 플랫폼 간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그 중심에 AI Agent라는 존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에이전트는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검색, 광고, 쇼핑, 서비스 설계 방식 자체를 재정의하는 기술입니다.
AI Agent는 '도구'를 넘어 '대리인'이 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AI는 사용자가 직접 다루는 도구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사용자 대신 행동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작아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매우 큽니다.
대표적인 예는 애플 생태계입니다.
2024년, 애플은 자사의 시각-언어 멀티모달 AI 모델인 ‘페럿(Ferret)’을 공개했습니다.
페럿은 이미지 내 객체를 인식하고 자연어로 질문에 응답할 수 있는 AI로,
향후 시리(Siri) 및 애플 기기의 다양한 기능에 통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AI Agent 흐름 속에서
캘린더를 열고
항공편을 조회하고
지도를 켜서 도착 시간을 계산해
사용자가 묻기도 전에 알려주는 것
이제 사용자는 “딸이 언제 공항에 도착해?”라고 묻기만 하면 되고,
AI Agent는 일정을 찾고, 비행기 위치를 확인하고, 인천 공항으로 떠날 최적의 출발 시점을 계산해줍니다.
검색(Search)을 건너뛰고, 탐색(Browsing)을 생략하고, 바로 ‘행동’으로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이것이 바로 AI Agent가 만들어내는 경험입니다.
쇼핑은 AI에게 ‘맡기는 것’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AI 기반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Rufus)’를 도입했습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는 사용자 5명 중 1명이 루퍼스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제 소비자는 직접 물건을 찾지 않습니다.
AI에게 “필요한 걸 골라줘”라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가진 옷들을 AI가 알고 있고
날씨, 일정, 장소에 맞춰 코디를 제안하며,
부족한 아이템은 자동으로 구매까지 이어집니다
즉, 쇼핑은 더 이상 검색(Search)이 아니라, 대화(Dialogue)가 됩니다.
이 구조가 일반화되면
광고는 고객이 보는 것이 아니라, AI가 선택하는 구조로 바뀌게 됩니다.
B2C의 변화는 B2B 산업 구조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AI는 이제 쇼핑과 콘텐츠를 넘어서
서비스 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시스템 통합 영역까지 깊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기업별로 SI 업체에 맞춤형 시스템을 의뢰하던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AI가 코딩을 지원하고 시스템 아키텍처를 설계하며 기능 테스트까지 자동화하면서
기존 SI 시장의 가격 구조와 역할에 지각 변동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업 내부에 AI Agent가 탑재된다면,
이전처럼 수억 원을 들여 외주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는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코딩은 기술이 아니라, 기획과 설계력의 문제로 재정의되고 있습니다.
사람의 친구조차 AI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20대들은 하루에 한시간 정도 AI와 대화를 한다고 합니다.
데이팅앱이 세분화되듯, ‘AI 친구’ 서비스도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AI 기반 친구, 상담자, 대화 파트너의 등장은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AI는 점점 단순한 소비를 넘어서, 존재의 대화 상대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빅테크의 힘은 더 강해지고, 종속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 AI Agent 기반 구조를 가장 먼저 장악하고 있는 것은
아마존, 메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같은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입니다.
아마존은 AI가 사용자별로 다른 상세페이지를 보여주는 기능을 실험 중입니다
→ 내가 보는 상품 정보와, 배우자가 보는 정보가 달라집니다
메타는 생성형 AI로 실시간으로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개인화하고 있습니다
→ 모든 광고가 사람마다 다르게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사용자의 모든 경험이 개인화되고, 그 개인화는 모두 플랫폼이 통제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이제 우리는 단순히 퍼포먼스 마케팅이나 광고 효율을 따지는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AI 기반의 고객 접점 설계
그리고 AI Agent 중심의 서비스 구조 설계 역량을 키워야 할 시점입니다.
한국이 기술만 뒤따를 게 아니라,
고객과의 관계 설계에 최적화된 AI Agent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영역은 아직 선점자가 없는 만큼,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 AI Agent는 UX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룰을 바꾸고 있습니다
우리는 스마트폰의 등장이 UI/UX만 바꾼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과 사회 구조 자체를 바꿨던 시기를 경험했습니다.
AI Agent는 그 두 번째 충격이 될 것입니다.
단순히 기능이 아니라
시작점의 권력, 선택의 흐름, 결정의 구조를 바꾸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이 무서운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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